마음닦기

물고기가 웁니다

무진공방주얼리 2006. 3. 4. 09:53
물고기가 웁디다



      물고기가 웁디다 - 유안진

      새처럼 우는 물고기가 있습디다
      물 없이도 살고 있는 물고기가 있습디다
      귀양 사는 허공에서 헤엄도 칩디다

      물고기도 허공에서 새가 되는지
      허공도 그만 물바다가 되어주는지
      절집 추녀 끝트머리 허허 공공에서
      울음도 노래도 염불공양 같습디다

      백담(百潭)의 못 속이다가, 만해(卍海)의 바닷 속이다가, 백담사(百潭寺) 며칠동안은 카-드도 지갑도 부럽지 않습디다, 먹물 빛깔 단벌 옷의 물고기가 되는 듯이, 등떼기에 옆구리에 지느러미까지 돋는 듯이, 기어히 나도 가사장삼(袈裟長衫) 걸친 물고기만 같습디다, 귀양살이 지망한 풍경(風磬)이 됩디다.


'마음닦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나 그대에게  (0) 2006.02.12
바로지금  (0) 2006.01.26